주최측에선 50만이 모였다고 하지만 경찰에선 겨우 5만이라고 뻥을 치고 있다. 내가 보기엔 6월 10일(주최측 추산 70만명)보다 더 많이 모였다고 느꼈는데 그건 아닌가보다. 아무튼 사람이 정말 많았다. 권해효, 최광기 사회의 문화제가 끝난 후 행진이 시작되었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아직 행진대열이 시청을 다 빠져나가지도 못했는데 선두 대열이 이미 시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공지가 있을 정도였다. 모두 웃고 난리도 아니었다.
근데 그 공지는 잘못된 것이었다. 행진 대열은 선두가 시청으로 다시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진이라 할 수 있는 대다수의 일반 참가자는 종각 쪽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종각역 사거리에서 시작해 조계사를 지나 인사동 입구를 거쳐 종로경찰서 앞에서 경찰들을 떨게 만들어주었고, 안국역에서 다시 낙원상가 쪽으로 방향을 틀어 종각역으로 향했다. 난 거기서 집에 왔다.
집회 참가자가 아닌 일반인들, 그러니까 구경꾼들이나 동네 주민 같은 경우는 이런 행진이 조금씩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해는 간다. 그러나 잠깐의 불편은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걸 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은 장사 안되니까 촛불 그만 들라는 삼청동/가회동 상인 연합인가 뭔가 하는 작자들보다는 나은 편이다. 또 그런 사람들은 문정동 뭐시기에서 장사 안 된다고 보도자료 뿌리는 놈들보다 훨씬 선한 편이다.
6월 10일 집회 때는 인왕산에 올라 촛불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다고 실토한 우리의 대통령님은 어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장마비가 내리다 말아서 정말 아깝다고 생각하고 말았을 확률이 가장 크지만, 의외로 뭔가 깨달았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어제 청와대에서 대책회의 쪽과 접촉을 시도하다가, 그게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걸 직감한 대책회의 쪽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희망사항에 가까운 얘기일지 모르나, 청와대가 뭔가 좀 깨달았으면 한다. 이젠 좀 알 때도 되지 않았나? 아직도 저 많은 양초 누구 돈으로 산 거냐고 의심하고 있을텐가 이 사람아?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는 유통되고 있고, 환율 압박으로 하반기도 물가는 폭등 예상이고, 북핵 해빙 모드에서 한국만 왕따될 가능성 농후하고, 그리고, 진짜 무서운 건 방송 때리기에 이은 민영화 추진이다. 아, 참 X같다. 어제 '사실은'이 대놓고 조중동 깠다는데 다시보기로 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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