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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언론 <프레시안>(www.pressian.com)이 홈페이지를 새단장하였다. 내가 왜 이런 걸 포스팅하고 있는진 잘 모르겠지만, 나도 이런 포스팅 한번 해보고 싶었다. 축하와 선전의 뜻에서.

일단 기존의 홈페이지 모습을 확인해보자.


(2008년 3월 3일의 캡처 화면. 퍼온 것임. 출처는 여기.)

대충 이랬다. 이랬던 것이 어젯밤, 그러니까 6월 17일(火) 저녁에 이렇게 바뀌었다.


(2008년 6월 18일의 캡처 화면. 본인이 직접 캡처했음.)

지금 프레시안의 메인 화면은 다르지만, 기본 얽개는 이러하다. 산뜻해진 느낌. 프레시안의 로고는 그대로 놔두고, 메뉴바를 파란색으로 통일하였고, 각각 메뉴의 글자체를 좀더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내가 이렇게 별일 아닐 수도 있을 프레시안의 홈페이지 리뉴얼을 소개하는 것은, 이 글을 본 한 사람만이라도 프레시안을 기억했으면 하는 의미도 있지만, '나는 프레시앙'이기 때문이다. 프레시앙이 뭐냐고? 내가 예전에 썼던 글(클릭)을 참조하길 바란다.

우리집은 나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예전부터 <한겨레>를 구독하고 있는데(구독료 내가 낸다), 나는 거기에 더해 <프레시안>에도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다. 사실 구독료라는 개념이 '프레시앙'의 본질을 완벽히 설명할 수 없지만,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한 달에 15,000원을 <한겨레>에, 또 10,000원을 <프레시안>에 납부한다(정기적인 수입이 없는 상태라 다른 데에 더 내고 싶어도 못낸다...). 과거에는 민언련에도 10,000원씩 회원비를 냈는데, 안 내게 된지 한 2년 정도 됐다. 회원으로 이름만 등재돼 있고 회원비도 안 내는 내가 참으로 부끄럽다. 빨리 취직을 하든가 해야지 이거 원...

요새 언론쪽에 말들이 많다(이문열은 그 입 다물라). 시중 잘 든다는 최아무개 씨가 KBS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고 2mb는 인터넷을 뿌리부터 불신하고 있는 상태이며 또 촛불집회로 촉발된 안티-조중동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기도 하다. 한겨레와 프레시안, 민언련 등은 잘못된 언론정책, 즉 권력에 의한 시대착오적 언론 장악의 행태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물론 경향신문(미.. 미안하다)과 오마이뉴스 및 기타 매체 여러군데에 열심히 싸워주고 있기도 하다. 계속 싸워야 하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계속 보장되어야 하며, 권력은 언론 장악의 음모를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 그게 '선진화'다.

이번 주말에는 촛불 들고 KBS 앞으로 가봐야겠다.


덧- 그런데, 프레시안(Pressian)의 뜻이 무엇인지는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지 않다. CJ에선가 동일한 이름의 육류 브랜드가 있던데, 그런 거에 속지 말고. Pressian은 정확히는 PRESSian이고 'PRESS + Internet Alternative News'의 합성어로서 '대안언론을 만드는 신문쟁이들'이란 뜻이라고 한다. 기억해두자, 대안언론을 만드는 신문쟁이들, 프레시안을.

관련글: 2007/11/20 - [잡동사니/알바일기 시즌2] - 나는 프레시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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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파적인 얘기들을 떠나서 자본주의가 어떻게 생겨나고 움직여왔는가에 대해서 약간의 상을 잡을 수 있는 책 3권(은 다음과 같다.)

1) 자본론 1권 (2권, 3권까지 읽으면 좋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자본론 진본은 1권이다.)
2) 마르셀 모스, 증여론 (결론 부분이 21세기에 다시 태어난 주옥같은 책이다.)
3) 그리고 루돌프 힐퍼딩의 <금융자본론>

참고로 이 책(<금융자본론>)은, 자본론 4권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혹 여력이 있으면 로자의 <자본축적론>을 읽으면 더 좋겠지만...

하여간 <금융자본론>의 힐퍼딩의 상상의 공간으로 들어가서, '유통자본'이라는 질문을 하면, 지금의 트럭들을 둘러싸고 있는, 이 다단계 구조에서 쇠고기 가격까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단초를 가지게 된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유통 부문에 대한 정비없이, 시장의 무정부성이 지하경제와 비공식 경제의 중간형태로 한국의 유통이 전개되어 왔고, 이게 유류가 상승이라는 외부요인을 맞아 폭발한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retired.tistory.com/177


화물노조와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을 나는 120% 지지하지만, 사실 그들이 정확히 어떠한 어려움에 겪고 있고 또 어떤 구조적 모순 속에 소외·차별 받는지 잘 모른다. 소위 '거간꾼'이라고 하는, 땀흘려 일하지 않고 커미션으로 배불리는 더러운 자들이 골칫덩어리라는 등 몇가지 사실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우석훈은 이걸 "유통 부문에 대한 정비없이, 시장의 무정부성이 지하경제와 비공식 경제의 중간형태로 한국의 유통이 전개되어 왔고, 이게 유류가 상승이라는 외부요인을 맞아 폭발한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이 말이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가려낼만한 능력을 나는 갖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독서 중 하나(자본 1권)만 겨우 해냈기 때문이다(진짜? 응, 진짜.). 요즘엔 내가 살아 생전 저걸 하고 죽을 수 있을까, 저 책을 읽고 죽을 수 있을까 했던 것들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내가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을 읽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기도 하다. 힐퍼딩의 <금융자본론>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힐퍼딩이라니... 역시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금융자본론>은 번역본 이미지를 구할 수 없어서 영문판본 이미지로 대체했음.)


방학 계획을 조금 수정해, 우선 우석훈의 한국경제 대안시리즈 4부작을 독파한 다음에, 위의 1, 2, 3번을 읽어볼 생각이다. 아마 그 전에 독해 불가로 인한 원형탈모증이 당도할지도 모를 일이다. 괜찮다. 나 머리숱 많다(머리가 크기도 하지). 한번 읽어보자.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한국의 전통생태학>을 읽어볼 생각이다. 아 쉬바, 눈독들여 놓았던 소설책들은 다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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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창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한겨레였다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고등학생이던 10여년 전부터 구독자였고 지금도 구독 중이며,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구독할 겁니다.

독립언론의 정신, 영원히 포기하지 않기 바랍니다. 어떠한 권력에도 굴복하지 않기를!


특집기사 보러 가기:

http://www.hani.co.kr/arti/ISSUE/42/287557.html

http://www.hani.co.kr/kisa/section-issue/41/home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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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기념 누리집 풀-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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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4년 5월에 입대했습니다. 일병을 11월에 달았으니까 근 6개월간은 배식으로 나온 쇠고기를 참 맛있게도 먹은 것 같습니다. 일병 이후론 거의 안 먹었습니다. 일요일에 군대리아 나오면 참 고역이었습니다. 빵에 치즈만 달랑 끼워 우유랑 먹었죠. 당연히 배가 안 찹니다. 일요일 아침은 늘 배가 고팠던 것 같습니다. 피엑스도 오후 3시에 열기 때문에요. 그래서 상병 때부턴가는 일요일 아침에 먹으려고 부식으로 나온 건빵을 그때까지 너무도 소중히 보관했습니다. (응?)

제가 광우병에 대한 위험을 언제부터 인지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2003년도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발했었나요? 아마 그때부터 어렴풋이 광우병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했던 것 같습니다. 원체 (쇠)고기를 별로 안 좋아해서(라고 말하지만 치킨이나 찜닭, 삼겹살, 갈비는 좋아합니다. 지금도 닭고기, 돼지고기는 좋아라합니다.) 쇠고기를 먹지 않는 것도 별 큰일은 아니려니 했습니다. 군대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라면이었습니다. 군대에서 라면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는 정말 어렵죠. 스프에 광우병 인자가 포함돼있을 거야...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근무 후에 먹는 뽀글이는 불가항력적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뭐 그렇게 설레발치느냐 하는 얘기를 군대에서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제대 후에는 본격적으로 쇠고기를 안 먹겠노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죽음의 향연>이라는 책을 본 이후로는요. 문제는 눈 앞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쇠고기를 안 먹기는 쉬울 지 몰라도 알게 모르게 여러 음식에 들어가는 각종 쇠고기 부산물들을 걸러내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문제가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키는 첨병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좋아하던 설렁탕은 물론 사골로 우려낸 칼국수나 떡만두국 등도 안 먹습니다. 꼭 먹고 싶을 때는 조그만 식당에 가서 먹습니다. 메뉴에 쇠고기 음식이 없으면 칼국수나 떡만두국을 시켜도 괜찮은 곳이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음식을 시킨 후에 '국물 사골로 우려내시나요?'라고 꼭 물어봅니다. 해물칼국수 같은 경우는 사골로 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끔 먹습니다.

젤리류나 알약, 화장품에도 소가 들어간다는데? 예,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우병이 위험한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산 소, 특히 30개월 이상된 소의 수입을 막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제가 근 3년여간 쇠고기를 안 먹으면서 느끼는 바는, 광우병 반대의 물결이 쇠고기 금식의 물결로 바뀌는 게 어떨까 하는 점입니다.

제인 구달 등이 쓴 <희망의 밥상>이란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수확되는 곡물의 3분의 1에서 거의 절반 가량이 사람이 먹을 가축을 살찌우기 위한 사료로 쓰인다는 통계가 있다. 미국에서도 농지의 56퍼센트가 고스란히 쇠고기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

... 미국 목축업협회는 사육장에서 자라는 소로부터 1킬로그램의 고기를 얻는 데 4.5킬로그램의 곡물 사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국 가금 사육업계는 가금 한 마리당 체중 1킬로그램을 늘리는 데 1.6킬로그램의 곡물 사료가 필요하다고 계산한다.

... 단위 면적당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콩을 수확하는 것은 공짜로 되는 일이 아니다. 콩을 1킬로그램 수확하는 데에는 2,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쌀을 1킬로그램 수확하는 데에는 그보다 적은 1,900리터의 물이 들어간다. 닭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에는 3,500리터가,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에는 10만 리터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인간의 몸에 필요한 육류의 양은 8분의 1이다, 혹은 육류와 비육류의 비율은 15:85이다 등등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육회나 소갈비, 꽃등심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쇠고기는 다양합니다. 이 참에 쇠고기 자체를 좀 적게 드시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건강도 살리고 지구도 살리는 길입니다. 쇠고기 대신에 돼지고기를 혹은 닭고기를 드셔보는 건 어떠실지요. 물 부족에 시달리는 지구, 그리고 한반도를 위해서도 쇠고기의 소비를 줄이는 것은 대단히 '현명'한 일입니다.

여담이지만 한가지 빠트린 게 있네요. 제가 06년 7월부터 07년 2월까지 모 증권사에서 알바를 했는데, 높으신 직함인 이사님이 참석하신 회식자리를 두어번 꼽사리 낀 적이 있습니다. 이사님이 저에게 이것저것 묻습니다. 소주도 한잔 권하십니다. 그리곤 말씀합니다. "비싼 고기니까 맛있게 많이 먹고. 이럴 때 많이 먹어둬야지." 이거 먹을 수도 안 먹을 수도 없는 참으로 애매모호한 순간이었습니다. 한 번은 끝까지 버텼지만(밥을 먹고 왔다는 핑계로-_-) 한 번은 굴복하여 꽃등심 엄청 먹었습니다. 그날 밤 뭔가 가슴 속에서 회한이 밀려오기도 했었지요. 물론 목X촌에서 먹었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는 아니려니 합니다... 만은. 흙흙.

고기 소비를 줄여야겠다, 특히 쇠고기 소비를 엄청 줄여야겠다, 는 다짐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찬스입니다. 현 정부의 삽질을 개탄하며 동료들과 고깃집에서 소주 한 잔 하시는 분들 많으실 줄로 압니다. 쇠고기보단 돼지고기로, 치킨으로 바꿔보심은 어떠할까요? 마트에서 시장에서 장 보실 때도 고기 파트는 눈감고 지나가시는 것은요?

어떻게보면 참으로 무리하고 무례한 부탁의 말씀이 아닐 수 없지만, 그것이 자신의 건강과 지구의 행복을 늘리는 길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07/11/13 - [책과 세계/오래된 미래] - 설렁탕을 왜 먹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2007/12/24 - [책과 세계/오래된 미래] -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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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h Ledger 1979-2008

"2008년 1월 22일 사망한 히스 레저의 생전 사진들이다(a photo montage of Heath Ledger who was found dead on 1/22/2008). … 그는 정말로 훌륭하고 뛰어난 배우였다(He was truly an up and coming actor). 영화 <다크 나이트>에 나올 그의 모습을 나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던가(I was really looking forward to seeing him in Dark Knight). 어쨌든 <다크 나이트>를 보게는 되겠지만, 그는 더이상 우리 곁에 있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인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And though I will still see it, it just won't be the same knowing Heath Ledgers no longer with us). … 히스 레저, 아직 당신의 시대는 오지도 않았단 말이야(You never know when it's your time)..." (출처는 여기)

2008년 1월 22일, 토트넘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고, 히스 레저는 쓸쓸히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기뻐해야 하는가, 슬퍼해야 하는가...

안녕,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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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날의 바람이 분다
― 경신년(庚申年) 정월 초하루 아침에
김종철

바람이 분다
있음과 없음의 또다른 바람이
문(門) 밖에서
우리를 낳고 있다
우리가 지켜온 몇날의 양심과
국어(國語)의 뿌리까지 불러모아
저 문 밖에서 서성이는 또 다른 바람이
바람을 낳을 때까지
어머니 땅에서 부는 바람
해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 부는 바람
우리를 낳아준 바람이 바람을 낳을 때까지
오오, 구도(求道)의 바람이 분다
구도(求道)의 길이 달려나간다
깨어 있는 시간의 길이 가깝게 보인다
이농(離農)의 농부들은 다시 돌아오고
새 씨앗의 꿈을 가슴에 안은
깨어 있는 길이 보인다
보이는 것마다
산과 강은 거듭거듭 곧고 고르게
우리를 나누어 준다
어머니 땅의 사제(司祭)들은
한 번뿐인 거둠을 제날이 돌아올 때까지
다시 누구에게나 돌려 준다

바람이 분다
목자(牧者)들이 기르는 바람
동서(東西)에서 부는 바람
남북(南北)에서 부는 바람
세상의 바람개비들아
어느 바람이 우리를 낳고
어느 바람이 우리를 싣고 만리 밖으로
떠날 채비를 하여도
세상의 바람개비들아
우리가 남겨 둔
이루지 못한 작은 약속의
몇 가마니의 껍질들은
언제나 네 들판에서 빙글빙글 떠돌겠구나

이제 다시 새날의 바람이
우리를 데리러 왔다
밝음을 밝음이라 말하고
어둠을 어둠이라 말하는
이 땅의 새로운 약속과 꿈을 위해
한 번뿐인 예비된 바람의 아침을 위해
경건히 새아침의 잔을 채우자
다같이 빛을 모아 새해의 새잔에
축배를 드는 눈부신 이 아침.

1
이 시는 김종철 시인의 작품으로, 1984년에 출간된 <<오이도(烏耳島)>>라는 시집에 수록돼있다. 사실 연말에 오이도 가서 해넘이나 감상해볼까 하는 마음에 이 시집을 구해 읽었는데, 결국 강추위로 오이도는 가지 못했다. 올 겨울이 가기 전에 꼭 한 번...

2
이 시집에 수록된 '오이도 연작' 중 첫번째 편 <烏耳島 1―섬에 가려면>이 좀 유명한 것 같다. 감상해본다.

烏耳島 1
―섬에 가려면

바람에 날아다니는 바다를 본 적이 있으신지.
낡은 그물코 한 올로 몸을 가린 섬을 본 적이 있으신지.
이 섬에 가려면 황토길 삼십 리 지나 한 달에 한두 번 달리는 바깥세상의 철길을 뛰어넘고 다시 소금밭 둑길따라 개금재 듬성듬성 박혀 있는 시오리 길을 지나면 갯마을의 고샅이 보일 거예요.
이 섬으로 가려면 바다를 찾지 마셔요. 물 없이 떠도는 섬, 같은 바다에 두 번 다시 발을 담그지 않는 섬, 이 섬을 아무도 보질 못하고 돌아온 것은 당신이 찾는 바다 때문이어요.
당신의 삶이 자맥질한 썩은 눈물과 토사는 이 섬을 서쪽으로 서쪽으로 더 멀리 떨어뜨려 놓을 거예요.
십 톤짜리 멍텅구리배 같은 이 섬을 만나려면, 당신 몫의 섬을 만나려면,
당신은 몇 번이든 길을 되풀이해서 떠나셔요.
당신만의 일박(一泊)의 황토길과 바깥 세상의 철길을 뛰어넘어 다시 소금밭 시오리를 지나……

3
작년 구정 다음날인가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란 시를 포스팅 했던 것 같다. 새해 첫 날에 시 한 편 읽는 것도 정신건강에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시도 시 나름이라 골라 읽어야겠지만...

4
김종철 시인의 시 <새 날의 바람이 분다>는 새해 첫 날을 희망에 부풀어 맞이하고 있는 내용이 전부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온통 환희와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 이 시집은 1984년에 출판되었다. 전두환이 그리 좋더냐... 라고 읇조리는 순간 이 시의 부제, '경신년(庚申年) 정월 초하루 아침에'를 보고 깨달았다. 경신년은 1980년, 그러니까 아직 '서울의 봄'의 온기가 남아있을 무렵이었다. 그야말로 격동기라 할 수 있는데 12.12를 냉철하게 파악한다면 이런 시를 쓸 순 없기 때문에, 뭔가 혼돈의 시기에 남겨진 우울한 희망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시집 전체를 훑어봐도 이 시만큼 밝은 싯구를 가진 시도 없다. 다 우울하다. (1984년은, 굳이 조지 오웰을 떠올리지 않아도, 우울하기 그지없을 때였으니까. 내가 아직 갓난아기였을 때, 시인들은 피를 토하며 시를 썼구나.)

5
그런데도 이 시를 시집 끝머리에 기어코 실은 시인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우울한 나날들이지만 1980년 정초에는 기뻤다우, 그걸 공안당국이 가만히 나뒀을까? 김종철이란 시인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지만, 추측건대 이 시집으로 고초를 꽤 겪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김근태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이근안에게 전기고문, 물고문 당한 게 1985년이다. 불과 이십여 년 전...

6
아마도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겨레는 새해 첫 날 아침부터 '우리나라 보수화되는 거 아니거든요?'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그렇게 몸부림친다고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서경식 선생(선생이란 표현을 아니할 수가 없다...)의 말처럼 올해는 '역사가 역전'된 분기점이 되진 않을까? "이렇게 해서 2007년이 지나가고 있다. 내년은 어떤 해가 될까. 지금의 일본이 그러하듯, 10년 뒤 또는 20년 뒤 올해를 '그 시점에서 역사가 역전했다'고 회상하는 날이 오진 않을까?"(출처는 여기)

7
한동안 시인들은 희망가를 쓰기 힘들 것 같다. 언제쯤 '새 날'이 다시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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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군대 있을 때 비슷한 시기에 복무했던 녀석들이랑 가벼운 술자리가 있었다. 다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대학생들이었고, 메뉴도 역시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맥주 3000에 치킨 안주였다. 2차 역시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노래방이었지만, 그날 평범하지 않은 구석이 딱 하나 있었다. 누군가의 입에서 "태안 가지 않으련?"이란 권유 혹은 청유의 말이 튀어나왔기 때문. 다들 시간되면 가야지, 하는 반응들이었고(나 역시!), 각자 바쁘니(과연?) 누군가 한 명이 총대를 매고 알아봐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수동적이라는 게다.

난 두 번 놀랐는데, 전혀 '자원활동'과는 관련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그 단어를 말하고 있어서 한 번 놀랐고, 처음 그 단어를 내뱉은 놈이 '이력서 쓸 때 한 줄이라도 더 넣어야지 않겠냐'라는 목적이라고 실토한 순간 두 번 놀랐다. 분명 전대미문의 환경 재앙이고, 누구나 그 참혹함에 안타까워 한다. 그런데 자신이,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그곳에 가서 꼭 기름을 닦아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나는 그게 궁금해졌다.

이 세상 사람들을 '아직 때 묻지 않은 사람'과 '이미 때 묻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면, 전자는 대부분 기름 닦으러 기꺼이 간다. 그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의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 세상을 좀더 이롭게 하려고 간다. 문제는 후잔데, 그들 중에도 기름 닦으러 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회사에서 단체로 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는 경우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때 묻은 사람도 사람이거늘, 그 사람이라고 측은지심이 없겠냐만은, 보통 그런 사람들은 다른 꿍꿍이가 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취직할 때 써먹으려는 의도라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 잇속 빠른 생각들을 꼭 비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때가 묻건 묻지 않았건 간에 우리들을 둘러싼 어떤 무의식 혹은 강박의 심리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임이 밝혀진 이상, 그런 의혹을 지우기가 힘들다(천재지변이었다면 좀 다르려나?). 그러니까, 사고는 재벌 집단(의 부품들)이 저질러놓고 뒷수습은 아무런 힘도 없는 일반 민초들이 떠맡고 있는 형국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인도 가지 않으냐고? 회사나 군대에서도 단체로 가지 않느냐고? 정치인이야 사진 찍으러 가는 거고, 거대 집단의 경우는 의도성과 효율성 모두를 의심해봐야 한다.

결국 아름다운 손은 아무런 보상 없이 또 아무런 잔머리 굴리지 않고 그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뿐이다. 그럼 그들은 도대체 왜? 갑자기 10년 전 IMF가 떠오른다. 새대가리를 대통령으로 둔 덕에 나라가 파탄이 났고, IMF의 신자유주의 백어택이 온 나라를 엄습했다. 뒷수습은? 해고되어 길거리로 내앉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몸빵으로나마 위기 탈출을 노렸고, 그런 극단적 사례가 아닌 경우라면 돌반지 결혼반지 등 금가락지 따위를 모두 내던짐으로써 일순간이나마 구국의 신념으로 뭉쳤다. 누가 시켜서 그랬나? 누가 시켜서 그런 건 아니지만, 방송을 중심으로 온갖 미디어가 '국민의 희생'을 노래불렀고 대부분이 그에 감화되었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사고는 선출직 최고 공무원이 치고 뒷수습은 그저 투표장에서 찍은 죄밖에 없는 사람들이 한 셈이다.

'동원'이라 볼 수 있다. 군사용어인 동원(動員)은 영어로 mobilization이라고 하는데, 다음 사전에서 찾아보니 뜻풀이는 다음과 같다. "전시 또는 국가 비상시에 군대를 활동적인 복무체제로 조직하는 것. 국가의 모든 자원을 군사 활동에 지원할 목적으로 조직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동원에 포함된다." 동원의 개념은 국가를 위해 국민이 희생하는 걸 모든 행위를 포괄한다. 건강한 성인 남성이 의무적으로 군 입대를 하는 것, 이게 대표적인 동원이다. 헌혈도 동원이고 세금 내는 것도 넓은 의미에선 동원이다. 그렇게 보면 여성의 출산도 동원일 수 있다. 지금이야 세상 많이 좋아진 것이지만, 80년대까지 권위주의 독재 정부 아래서는 동원은 일상이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면으로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전대갈이 지방 순시할 적에 도로 양 옆에 도열해 태극기를 흔들어대는 학생들의 모습이 있다. 조정래의 소설 <<한강>> 같은 걸 봐도 50년대에 의무적으로 학생들을 참여시켜 관제 데모하는 장면이 나온다(재일교포 북송 반대 시위 따위). 그런게 보통 '동원'이 의미하는 바다. 물론 지금도 그런 인습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큰 규모의 국제 스포츠 행사가 국내에서 있으면, 보통 만만한 게 학생이나 공무원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티켓이 전달되거나 혹은 약간 싼 값에 강매된다. 이 역시 동원이다.

그러니까 우리들의 무의식 중엔 국가의 중대사가 일어나면 국민 개개인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어떤 강박이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닐까? 정말 무서운 건 그런 걸 일러 '고귀한 희생정신'이라느니 '아름다운 고사리손'이라느니 하며 포장하기에 바쁜 매스 미디어의 행태다. 대개의 무의식은 그런 과정을 거쳐 세뇌된다.

김규항의 블로그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봤다.

성탄 편지

(어떤이가 보내온 성탄 편지)

프레시안에서 손문상 화백의 '성탄' 을 보았습니다.
아주 오래 ... 멍하니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 졌습니다.
김규항이 알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그 청년'도 태안에 가 있을까
회사 게시판에 송년회 대신 태안에 가자는 글이 올라왔더군요
제목만 보고 내용은 읽지도 않았습니다
한 사람의 손이라도 더 보태야 인간이 벌려놓은 끔찍한 짓을 조금이라도
빨리 씻어낼 수 있음을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 태안 또한 우리 스스로 우리를 동원하는 것은 아닌가요
새만금에 침묵하고 천성산,부안에 고개돌리던 우리가
비굴한 양심 끄트머리 한 올 먼지 털어내듯 그렇게 기름 걸레질하며
스스로 죄를 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달려가야겠다는 마음에 앞서 그런 자괴감이 먼저 밀려옵니다.
늘 공권력으로부터 안전한 순간에만 '연대' 하며
보호를 받는 '광장' 에서만 '촛불'을 들고
그들이 조장해 줄 때에만 '분노' 하던 그들이 아니었습니까
그곳에 다녀오면 또 한동안 평온하게들 사시겠지요
그 '광장' 에서 '연대'하며 '분노'했던 그 추억을 힘으로 ..
'국민 여러분 ~ ' 으로 시작하는 다음 사이렌이 울릴 때까지 ~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당신의 '예수'도 그곳에 그들과 함께 있을까요
(출처는 여기)


누가 보낸 편지인지 모르겠지만(정말 궁금하지만), 많은 걸 배웠다. 이토록 짥고 간결한(어쩌면 술 기운에 썼을 지도 모르는) 편지 한 통이 이렇게 많은 걸 담고 있다니...


덧- 태안에 갈지 안 갈지 잘 모르겠다. 나 역시 누구보다 수동적이고 때 묻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역시 의지박약.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라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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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환경 재앙이다. 참혹하다. 사진으로 영상으로 그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말이 안 나온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오늘(12월 10일), 국내 조간신문은 일제히 이 한 장의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경운동연합에서 찍은 사진


아마도 올해의 보도사진으로 선정되어야 마땅한 사진이겠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이런 크나큰 재앙에 한숨쉬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여전히 우리에겐 측은지심이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과반수와 환경재앙에 한숨쉬는 (아마도) 과반수의 교집합의 크기는 어떠할까? 음모론이 나돌고 있긴 하지만, 마땅히 '인재'라 불러야할 이번 사건이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하다고 나는 본다. 물론 10여년 전의 여수 사건이 남긴 상흔은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런 사진을 보고 어떠한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다.

여러 가지 말들이 들려오고 있다. 사람들이 아무리 용써봤자, 유출된 기름의 20%도 채 제거하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와 흘러나온 게 원유이기 때문에 사람이 그걸 가까이 하면 인체에 큰 피해가 간다는 이야기, 사람들이 보통 10년 정도면 치유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10년은커녕 100년이 걸려도 자연정화될지 의문이라는 이야기까지...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현장에 달려가서 일손 돕는 게 아닐까. 환경운동연합에선 선발대가 간 것 같고, 토요일에 시민 자원봉사대가 출발한다고 한다. 녹색연합에선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나온 것 같진 않고...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이 왜 나뉘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보도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선 후보들의 아무런 의미 없는 방문만 없다면 상황은 점점 좋아지리라 본다. (20분 삽질하려고 거기 간 거면 차라리 연탄이나 더 나르지 그러냐?) 난 대선 때까진 아무런 여유가 없기 때문에... 대선 후에도 쉽게 빠지기 힘들지만, 어떻게든 가보려 한다.

새만금 막아놓고 빌딩을 세우네, 골프장을 만드네, 씨부리던 정치인들이 한없이 미워지고 있긴 하지만, 중요한 건 천수만 철새 도래지와 태안반도국립공원이 지금 절대절명의 위기란 것이다. '뿔논병아리'가 검은 기름을 뒤집어쓰고 있는 사진을 보고 아무 것도 하지 않기란... 정말 힘들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어민들을 생각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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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통령 후보 중 ‘고장난 축음기’처럼 “용기를 내면 된다”라고 하루에도 수만 권씩 팔려나가는 자기계발서의 마조히즘적 메시지가 아닌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 우석훈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

우석훈이 없었다면 나의 2007년은 얼마나 심심했을까. 그의 책과 블로그를 탐닉하며, 아무래도 막막한 나날들을 그나마 깔끔하게 보내고있다는 생각을 해본다(벌써부터 '망년회' 분위기 내고 싶은 건 아니다). 3달이 채 남지 않은 2007년, 그 끝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픈 아이들의 세대>로 시작해 <음식국부론(개정판 제목은 '도마 위에 오른 밥상')>,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그리고 <88만원 세대>까지. 이제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만 독파하면 되는구나. 그럼 나도 조금은 자랄 수 있을까. 그럼 나도 바리케이드를 치고 스크럼을 짜고 짱돌을 던지게 되는 걸까.

홍세화에 이어 또 하나의 등불이 아른거리고 있다. 마지막 기회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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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빅 브라더 식당'이 생겼다는 보도다. 학문적 연구를 위해서란다.

http://news.kbs.co.kr/article/world/200710/20071016/1442402.html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7&no=558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