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전을 앞두고 주전들에게 휴식을 준 바르셀로나 (Barcelona rest stars ahead of Man Utd return)
바르싸는 화요일에 있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앞두고 벌어진 라리가의 경기에서, 주전들을 대거 쉬게 함으로써 결국에 패배(데포르티보전, 2:0)를 당하고야 말았다.
재주는 데포르티보가 넘고 이득은 레알 마드리드가 챙긴 꼴이 됐다. 바르싸와의 승점 차를 11점으로 유지하고 있는 리얼 마덕리는 오늘 있을 아틀레틱 빌바오전에서 승리한다면 우승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단, 비야레알(현재 2위)이 비기거나 질 경우.
바르싸는 어쨌거나 비야레알과 치열한 2위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현재로서는 챔스리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올드 트래포드로 원정을 떠나는 바르싸는 무엇보다도 득점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야 한다. 원정골의 어드밴티지는 모스크바행(결승전을 의미)을 보장해줄 것이다. 1차전의 결과는 0:0이었다.
리오넬 메시, 사무엘 에투, 챠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가브리엘 밀리토, 데쿠 그리고 빅토르 발데스는 이번 데포르티보 전에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다(데쿠만 교체로 30여분 출전). 레이카르트 감독은 이들의 휴식이 맨유전을 위한 포석이 아니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결과를 미리 예상하기 전에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건강입니다. 내 결정은 챔스리그의 어떤 경기와도 상관이 없습니다. 에투와 챠비는 휴식이 필요했고, 메씨는 좀 다른 문제입니다." (레이카르트)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메시(20살)는 지난 3월 왼쪽다리의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뒤, 이번 맨유와의 1차전에서 복귀전을 치뤘다.
"메시는 90분을 뛸 준비가 된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곤 합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메시는 벌써 두 번이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보호해야 합니다. 이건 감독으로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메시의 플레이를 오랫동안 보고 싶습니다." (레이카르트)
바르싸의 근심은 앙리과 메시 그리고 에투와 같은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바르싸는 지난 4번의 리그 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또 3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헤타페전 0:0, 레크레아티보전 2:2, 에스파뇰전 0:0, 데포르티보전 2:0 패배.)
"물론 찬스가 생긴다면 골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부상을 입는다든지 하는 안 좋은 일이 이번 시즌 빈번히 일어났습니다. 이런 것들이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레이카르트)
2년 전, 레이카르트는 결승전에서 아스날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레이카르트가 그 영광을 재현한다면 어쩌면 그는 감독직을 계속 수행할지도 모를 일이다.
# 사진설명- 전술적인 움직임: 레이카르트는 챔스리그를 대비하여 비교적 부실한 스쿼드를 리그에서 운용하는 리스크를 감수했다.
언론에서는 '사실상 결승'이라고 했다. 사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 경쟁에서 조금 유리하긴 하지만, 추격하는 입장에선 유리하고 말고 따질 것도 없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허나 첼시는 램파드가 모친상으로 결장하면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누가 예상했으랴. 그것이 전화위복이 될 줄을.
첼시 선수들은 모두 왼쪽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묵묵히 결의를 다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맨유 선수들도 살짝 긴장한 건 마찬가지. 램파드 외엔 거의 베스트에 가까운 첼시와는 달리 맨유는 호날두와 테베즈, 에브라, 스콜스 그리고 박지성을 빼고 시작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음.
첼시의 홈이었고 첼시의 페이스였다. 조 콜은 크로스바를 맞췄고 맨유는 공격다운 공격 한 번 하지 못했다. 오로지 나니의 '기억나니 나의 삽질' 모드만이 전부였다. 루니는 정상 컨디션이 아닌 듯 보였다. 네마냐 비디치의 출혈은 엎친 데 덮친 격.
전반 막판 드록바의 결정적인 크로스를 발락이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1:0. 전반 끝.
맨유는 첼시의 자살골만 바라고 있는 듯한 자세로 일관하다가 드디어 떡밥을 물었다. 카르발류가 평소 아끼던 루니 후배를 위해 자진 납세. 루니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으나 개의치 않고 한치의 오차도 없는 산뜻한 땅볼 슛으로 체흐를 좌절시켰다. (나 룬희 쫌 많이 좋아함.) 1:1. 퍼기옹을 위시로 한 맨유의 벤치는 환호성을 질렀으나, 문제는 경기가 맨유의 페이스가 아니였던 것.
결국 운도 따라주어 발락이 페널티골을 성공시켰다. 호날두는 후반 교체로 들어왔지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경기 종료.
오늘의 관전 포인트는 발락과 드록바의 사랑 싸움, 그리고 극적인 화해 되겠다. 둘은 서로 프리킥을 차겠다고 장난스레 싸움을 시작했는데 드록바가 결국 조금 더 소심하다는 게 드러났다. 그러나 싸움도 잠시, 발락의 역전골 뒤 둘은 격하게 포옹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기에 이르렀다.
하나 더. 발락의 첫번째 골 이후 첼시 선수들이 대동단결하여 램파드를 위로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았다. 이 중요한 시기에 모친상을 당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 것이냐. 램파드에겐 위로를, 고인에겐 명복을 빈다.
아브람 그랜트: "램파드에게 진심의 위로를 전한다. 우리는 경기 내내 그를 생각했고, 오늘의 승리를 램파드에게 바친다."
존 테리: "첼시가 맨유나 아스날보다 떨어지는 플레이를 한다는 말을 매 시즌마다 지겹게도 들었다. 오늘 우리는 첼시가 그 누구와도 대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0분후 시작. 이기리라 믿는다. 메시야, 2골만 넣자. Més que un club, barδa.
ⓒ uefa.com
앙리가 감기(발열) 때문에 선발 출장하지 못한 것이 무승부의 원인이었달까. 인혜는 사이드에서 큰 활약이 없었다. 이게 좀 아쉽다. 메시와 데코가 돌아오긴 했지만, 둘 다 완전치 않은 모습(못했다는 건 아님). 에투도 경기감각이 좀 아쉽고. 뚜레와 잠보, 아비달은 매우 훌륭했다. 아, 챠비도. 무실점으로 막은 게 다행이다. 경기 초반 호날두의 실축은 천만다행.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렇게 걸어 잠글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EPL 1위팀 맞는겨? 패스 미스 100개에다가 운도 없었음. 박지성은 나름 잘 했다고들 한다. 그러나 워낙 수비 위주여서 아쉬운 모습. 루니야, 컨디션이 별로던데 꼭 나왔어야 했니.
다음주는 OT 원정이다. 메시와 데코가 완벽 부활하고, 앙리마저 선발로 나온다면, 모스크바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멋진 한판 승부를 기대한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이야기. 2003년 겨울 개봉된 <여섯 개의 시선>에 실린 박찬욱 감독의 단편. "한국말이 서툰 한 네팔 여성 노동자가 행려병자로 취급되어 무려 6년4개월 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던 실화를 다룬"(밑의 칼럼에서 인용) 이 작품은, 흡입력이 보통 강한 게 아니다. 논픽션(흑백)-픽션(흑백)-논픽션(컬러)로 구성된 이 영화는 '타자'의 관점에서 '우리들'을 바라본다. 때로는 서툰 우리말로 때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네팔어로 저항하는 찬드라의 시선은 곧 관객의 시선이 되고, 관객은 곧 '우리들'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움을 겪게 된다. 영화는 한 이주노동자의 '곤란' 보다는 우리 사회의 '병폐'에 집중한다. 엔딩 씬에 등장하는 네팔 사람들과 찬드라 본인의 모습도 결국엔, 우리의 부끄러움을 뒤돌아 보게 만든다. 수줍은 듯 고통스러운 얼굴로 '우리들'의 잘못을 말해요, 찬드라.
박찬욱 감독의 단편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는 한국말이 서툰 한 네팔 여성 노동자가 행려병자로 취급되어 무려 6년4개월 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던 실화를 다룬 영화다. 한국말이 서툰 찬드라는 분식점에서 먹은 라면 값을 치르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시키지 못해서 경찰서에서 정신병원으로 인계되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던 당시, 나는 이런 황당하고 무자비한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한편으로 놀랍고 또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그러한 감정들은 이내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그러한 인권침해를 가능케 한 조건이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그녀에 대해 증언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이 사건의 공범으로 등장한다. 어느 누구도 한국인과 흡사한 외모의 그녀가 외국인일 수도 있다고 짐작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병원 관련자들 중에서는 자신이 네팔 사람이라는 그녀의 주장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생겼지만 누구도 그녀의 신원을 적극적으로 확인해 보지 않았다. 동료 네팔 노동자들의 실종신고는 한국 관료들에 의해 간단히 무시되었다. 찬드라에게 가해진 인권침해는 이러한 총체적 상황의 합작품이었다. 그 일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상상력의 결핍이 만들어낸 사건이었다. 어느 누구도 우리와 닮은 외모를 한 그녀가 우리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또한 그것은 한국 사회에 내면화하고 있는 위계적 언어관의 결과이기도 했다. 그녀가 '좀 모자라는 사람', 어린애 취급을 당한 건 단지 한국말이 서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를 대한 사람들은 그녀가 구사하는 네팔어를, '우리보다 못한 나라'인 네팔어를 우리말과 동등한 위상을 가진 한 나라의 언어라고 생각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네팔어를 사용하는 그녀를 우리와 동등한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 권수현(한국여성민우회 편집위원), 한겨레, 2007년 10월 23일. (강조는 내 맘대로)
국가인권위원회의 다섯 번째 프로젝트인 <별별 이야기2-여섯 빛깔 무지개>가 4월 17일 개봉했다. 오늘 현재, 씨너스 일부 극장에서만 상영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괜찮은 기사가 있어 링크)
덧- <여섯 개의 시선>은 소장 중인데, <다섯 개의 시선>과 <세번째 시선> 그리고 <별별 이야기>는 사려고 찾아봤더니 다 품절이거나 재고가 없다. 이거 어디서 구해야 하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제가 준비되었다고 했다. 씨네콰논의 배급인 것 같은 몇몇 영화가 무료 상영될 거라고 했다. <박치기>, <린다린다린다>, <디어 평양> 등등.
이 세 편은 내가 이미 본 영화들인데, 하나같이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박치기>는 비록 CQN이 아니라 하이퍼텍 나다에서 봤지만.) 말년휴가 때인가, <린다린다린다>를 혼자 봤던 게 기억난다. 배두나를 영접하는 기쁨에 부들부들 떨었었는데.
2003년이었던가, 전통이란 이름이 어울릴만한 유일한 영화잡지였던 <키노>가 폐간됐다. 폐간호인 99호를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데, 그 마지막 <키노>는 한국 잡지사상 유례가 없는 아름다운 한 권이었다. 아아, 갈 때는 말 없이, 이렇게 멋지게...
CQN도 그렇게 갔다. 그 마지막이 궁금해 가보았다. 엄밀히 따지면 마지막 날은 아니지만, 4월 5일, 나무 심는 날에 문화가 황폐화되는 안타까운 순간을 경험했다. 좋게 말하면 문화의 나무를, 아니 씨앗을 뿌리고 온 건가? 어이가 없는 표현이지만 그렇게라도 좋게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