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는 잊을 수가 없는 게, 졸업 및 취직, 기타 진로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4학년 1학기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수강한다고 골라놓은 6개의 수업이 하나같이 다 그지 같았기 때문이다. 도저히 공부할 마음이 들지 않는 요상한 능력들을 보유하신 교강사님 덕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년에 비해서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은 100분의 1쯤으로 줄어들었고 따라서 학점도 별로 좋을 것 같진 않다.
이희옥 교수님의 '중국지역연구'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화요일은 중국 지역연구를 하고(라고 썼지만 조별 과제로 한 학기를 돌려막는 구조라서 나는 중국 에너지를 택했다. 이것도 흥미 만땅의 주제!) 목요일은 중국어를 배우는 시스템이었다. 교수님도 누누히 말씀하셨듯이, 이 수업은 쉬어가는 타이밍이었다. 그래서 수업도 느슨하게, 학생들이 중국어를 마스터하든지 말든지 뭐 그러한 수업이었다. 이제는 화석화되어 찾아볼 수 없는 '절대평가'를 하기 때문에 이 수업 만큼은 학점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안외순 교수님의 '한국정치사상'이라는 수업이다. 이 두 수업을 빼곤 그야말로 악몽같은 한 학기였던 셈이다. 한국정치사상이란 이름은 딱 보기만해도 듣기만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재미없고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어떤 그런 느낌이다. 수업도 실제로는 원효와 지눌이 어쩌고 왕건의 훈요십조가 어쩌고 정도전과 이방원이 어쩌고 퇴계와 이황이 어쩌고 송시열이 어쩌고 정약용이 어쩌고 이건 너무 쇠 귀에 경읽기였다. 그래도 내가 이 수업이 괜찮다고 하는 건 우리의 '전통사상'이 도대체 무언지 대충은 그 틀을 익혔기 때문이다. 김교빈이 쓴 책 한두권을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안외순 교수님이 방향을 잘 잡아주었기 때문에 큰 노력을 하지 않고도 그 분야에 대해서 조금은 일별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의 전통생태학이란 책이 있었던가 보다. 우석훈의 블로그에서 보고 처음 알았는데, 한번 읽어볼만 한 것 같다. 도대체 이런 책은 누가 쓰고 누가 읽는 건지 몰랐던 시절이 있었는데, 내가 이런 책을 읽고 싶어한다니... 나중에는 주역을 붙잡고 도를 깨우치려 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전통생태학이 뭐냐 하면, 우석훈의 말을 인용해본다.
생태학의 여러 분야 중에 전통 생태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토착지식'부터 시작해서 역사학 분야와 생태학이 연결되는 흥미로운 분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이도원 교수가 길을 열고 있다. 하여간 여기에서 풍수지리설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있는데, 풍수지리가 경험론적인 생태관리와 일정하게는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출처: http://retired.tistory.com/165)
(출처: http://retired.tistory.com/165)
책 소개 (클릭!)
장마와 더위의 한가운데에서 토익과 싸워야 할 참에 든든한 읽을거리를 건진 셈이다. 올 여름은 이 책이다.
라고 이 글을 끝맺으려고 했는데, 우석훈의 책이 새로 두 권 나오기도 하였고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박상표 수의사가 쓴 책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마저 소개해야겠다.
우선 우석훈의 책 두 권.
촌놈들의 제국주의(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690816)는 출간되었고 한국경제대안시리즈 3권에 해당된다. 4권에 해당되는 직선들의 대한민국(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82888)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6월 말 전에는 볼 수 있다고 한다. 올 여름은 이 책이기도 하다. 아예 4부작을 좍 훑어야겠다.
박상표가 쓴 조선의 과학기술.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14667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인가 하는 그 책과 같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박상표가 진정 킹왕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얼핏 해보게 된다. 희귀병에 걸려서 항암제를 맞으며 투쟁한다는데, 그 얘기 들었을 때 눈물이 나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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